목련이 창밖에서 새하얗게 물어봤다.
"사랑은 저와 같지 않나요?"
밤에 꽤 쌀쌀했던 걸로 기억한다. 주말에 당시의 애인과 서울 본가로 함께 와서 집에서 데이트를 하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뭘 먹을까, 어디로 갈까 대화를 나누며 손을 잡고 거닐다보니 어느새 삼각지까지 도착했다. 역 주변의 골목으로 들어가 식당을 찾던 도중 쌀쌀한 초봄의 바람을 맞으며 새하얀 목련이 겨우내 참았던 꽃망울을 터뜨려놓고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너희의 사랑은 갓 피어난 목련꽃 같다고 말하듯이...
그 후, 이직을 하게되며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며 멀어진 거리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우리의 마음은 결국 각자가 함께하는 마지막 밤을 끝으로 싸움도 없이 조용하게 흩어졌다. 그렇게 차분하게 대화를 하며 끝났던 연애가 또 있었을까? 바람이 불면 툭 떨어지는 목련꽃. 시작은 너무나도 새하얗고 화려하지만 조용히 땅에 떨어진 뒤엔 그 어떤 꽃보다도 흉하다. 이별은 조용했으나 결국엔 우리는 홀로 보내는 침묵 속에서 돌아보게 되었던 봄날의 추억 때문에 스스로 상처를 받고 더럽혀졌다. 수년의 시간이 지난 뒤, 우연히 연락이 닿아 다시 술잔을 기울이며 이별 후의 힘든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에 서로를 향해 밝게 웃던 모습은 다시 돌아온 봄날의 목련같은 새하얀 모습이 아니었을까? 물론, 우리는 그날을 끝으로 다시는 보지 못했다. 서로간의 암묵적인 약속이었겠지.
그 쌀쌀했던 어느 봄날의 밤에 그 사람이 먹고 싶다고 했었던 음식은 바로 부대찌개였다. 어느 식당이었는지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부대찌개와 스테이크를 하는 꽤나 오래된 식당이었다. 소주 한 잔을 들이키고 바글바글 끓는 부대찌개를 맛있게 먹던 그 아이. 술이 올라 붉어진 얼굴로 부끄러운 듯이 웃으며 나를 바라보던 눈빛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리고 지금. 창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방안에 볕을 쪼여주던 도중 화사한 목련이 눈에 들어왔다. 나를 바라보고 어서 추억을 떠올려보란 듯이 바람에 흔들리는 꽃은 그 아이와 먹던 추억의 음식들도 떠올리게 해줬다. 그리하여 쌀쌀한 날씨를 달랠 부대찌개를 끓여볼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장바구니를 들고 목련꽃 아래의 골목길을 봄바람과 함께 걸어갔다.
오뚜기 사골분말 500g * 3봉지 = 22,400원
엘포조 페퍼로니 1.5kg - 21,900원
소고기 분쇄육 부대찌개 방민찌 A급 (454g) - 3,700원
재료
스팸(필수), 민찌(필수), 베이컨, 살라미(페퍼로니소세지), 후랑크소세지, 베이크드빈스, 김치, 두부, 숙주, 버섯류, 대파
육수
사골국물 또는 사골다시다
양념
마늘, 쇠고기다시다, 고춧가루
밖에서 먹으면 1인분에 만 원은 나오고, 집에서 해먹으면 사먹는 맛을 내기가 힘든 부대찌개. 들어가는 재료도 뭐가 이리 많은지 사야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재료들을 대량으로 사서 소분하여 냉동실에 넣어둡니다. 햄이나 민찌 종류를 이렇게 소분해두면 다른 음식에도 넣기 편하고 아주 꿀입니다용. 하지만, 햄이야 그렇다 칠 수 있는데
'육수는 어쩌지??'
네, 육수는 사골국물을 진하게 뽑아서 쓰시면 됩니다. 하지만 부대찌개 끓일 때 매번 전날에 사골을 사다가 푹푹 고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우리 좀 편하게 살아봅시다. 이럴 때에 쓰라고 만들어진게 대기업의 은혜가 아닐까 싶네요. 조미료 중 사골분말이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꽤나 맛이 좋아서 탕을 끓일 때 자주 사용하는데 단점이 있다면 일반 다시다 종류와 다르게 물에 겁나 안 풀리기 때문에 끓는 물에 넣고 거품기로 마구 저어주며 미리 육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 정도...?
여튼, 시작해보겠습니다.
전골류가 다 그러하듯, 재료와 육수만 준비하면 끝입니다. 갖은 재료들을 입맛에 맞게 준비해주세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냄비에 담아두고, 육수를 따로 끓여서 마련해주시면 끝입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육수를 만들 때에 간을 약하게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육수의 간이 강하면 햄과 소세지, 김치에서 나오는 염분으로 인해 굉장히 짠 결과물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 하셔야 합니다.
이정도 끓었으면 상 위에 내기 좋은 정도입니다. 너무 끓여서 내면 전골 특유의 즐거움이 없으니 나머지는 상 위에서 끓여가며 다같이 모여 앉아 소주와 함께 드시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혼자라서 외롭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먹었습니다. 외롭네요. 목련에 불지르고 싶을 정도로...
오뚜기 사골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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